책 리뷰 (10) - 팩트풀니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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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평점 및 소장 가치: 3.5/5
후기
젊은 세대는 이따금 우리 나라를 “헬조선”이라고 부른다. 그건 흙수저라고 불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기 힘들고, 불공평하며, 뉴스와 신문에는 안 좋은 보도로 가득하고, 여성과 남성 사이의 갈등이 끊이질 않는 이 나라를 향한 한숨 섞인 풍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풍조는 비단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세상은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 사이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책에서 옮김이는 팩트풀니스 (FACTFULNESS)라는 단어를 “사실충실성”이라고 번역했다. 그리고 저자는 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 10가지 이슈에 대해 소개하며, 우리가 기억해야할 “사실충실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 머리말에서는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기 쉬운 13가지 질문을 던지는데(A,B,C 3지선다
), 대부분의 질문의 정답률은 채 33%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우리가 무지함은 언론에 의해 왜곡된 뉴스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사회 분위기 속에 그리고 교육 환경 속에 녹아내린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까닭도 있을 것이다. 물론 세상이 마냥 평화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세상은 우리들의 부모 세대보다, 그리고 부모의 부모세대보다 몇 배는 좋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마 세상이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우리들 각자가 직면한 당장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가 점점 좋아진다는 말이 마치 만사 오케이라거나 심각한 문제는 없는 척 외면하라는 말처럼 ‘느껴지고’, 그러다 보니 그런 말이 터무니없어 보이고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본문 99쪽)
저자의 말에 따르면 간극 (Gap), 부정 (Negativity), 직선 (Straight), 공포 (Fear), 크기 (Size), 일반화 (Generalization), 운명 (Destiny), 단일 관점 (Single Perspective), 비난 (Blame), 다급함 (Urgency) 등의 본능은 우리를 사실충실성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세상을 오해하게 만든다고 한다. 책 속에서 다양한 사례를 접해보면서 내가 세상을 어떻게 오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했지만, 역시 그 많은 것들을 다 기억할 수도 없고,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지금 당장에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는다고 해도 내 삶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내내 맴돌았다.
그런 내 생각을 바꾼 것은 책 마지막에서의 저자 “안나, 올라 로슬링”의 글이었다. 이 책은 “한스 로슬링”과 그의 아들과 며느리 “안나, 올라 로스링” 세 명이 작성한 책이다. 책을 읽어보면 “한스”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세계 각지의 가난한 나라의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평생을 바쳤고, 또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을 깨기 위해 수많은 강연도 다닌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안나와 올라”는 그런 “한스”를 뒤에서 보조하고, 함께 연구에 동참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스”의 직업이 의사인지 혹은, 자원 봉사자, 질병 연구원, 강연가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는 책을 쓰기 전부터 가난한 나라의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힘쓰고, 세상의 오해를 바로 잡기 위해 평생을 바쳐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을 이 책을 완성하고 나서 2017년에 생을 마감했다.
세상이 안좋아진다는 오해를 바로 잡는다고 해서 당장에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작은 오해를 바꾸는 것이 세상을 긍적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한 가지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에 평생에 걸쳐 자신을 바치고, 목숨까지 바쳐가며 이 책을 완성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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