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세이 (19) - 23살의 선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찾다

Updated:

19. 과거 역할극(ACT) 속 당신과 오늘의 나.

19.1 스타강사

유독 교육과 입시에 치열한 환경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대한민국이란 나라에는 스타강사 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에야 공무원 한국사를 가르치는 강사부터, 억대 연봉은 가뿐히 넘기는 수능 교과목 강사들이 떠오르지만, 예전에는 스타강사라고 하면 주로 영어과목, 그 중에서도 토익 강사들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고 했다.

하루 10시간 이상 강의를 하는 그들은 어디에서 그런 힘을 얻을까? 정말 나처럼 평범한 고등학교를 다니고, 캠퍼스 생활을 누리는 대학생이던 시절이란게 있기는 했던걸까?

내 세대(?)는 아니기에 강의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이 책 (“23살의 선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찾다”)을 통해 스타강사 유수연 씨의 삶을 엿보며 그녀도 똑같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하나 쉬운 게 없이 살아온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보면서 그녀는 정말 그녀가 이룬 모든 것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출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937818

19.2 저자를 만나다 (물론 책을 통해)

2023년 여름 휴가는 독서 삼매경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다. 참고로 본인은 개개인이 최소 두 세명 분의 (다양한 분야의)업무를 수행해야하는 스타트업에 재직중인데 TMI,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알게 모르게 쌓인 스트레스로 인해 피곤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참에 머리를 좀 비우고자 도서관에서 눈길가는 책부터, 집에 쌓여있던 책들까지 이것저것 뒤져가며 읽기 시작했다.

벌써 출간한지 10년이 훌쩍 넘은 이 책 또한 그렇게 읽게 된 책 중 하나였다.

사실 성공한 누군가의 위대한(?) 역사를 읽는게 그렇게 유익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차피 이 이야기는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일뿐이지 않는가? 그럼에도 무작정 저지르고 보는 저자 (유수연 씨)의 행동력은 정말 대단했다.

현실에 불평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독기 하나로 살아온 그녀의 삶을 엿보았지만, 매 순간이 얼마나 막막했을지 그리고 얼마나 치열했을지는 가히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아마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19.3 영광의 시대 (혹은 라떼의 시대)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했던 치열했던 순간이 있을 것이다.

보통(?)의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입시나 취업 준비를 겪었을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부모로써, 자식으로써, 사회 구성원으로써 저마다의 자리에서 발버둥치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개중에는 자신만의 영광의 시기를 떠올리며 이를 평생의 안주거리고 삼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우스갯소리가 되어버린 “라떼는 말이야~” 라고 하면서 말이다.

과거 저자는 IMF 시기에 힘들었던 가족들의 레스토랑 사업을 돕기 위해 (본인이 스스로 성취한)유학 도중 잠시 한국에 귀국한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 최선을 다해 사업은 운영해서 레스토랑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렸고(중간에 호프집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이내 가게를 정리하는데 성공한 그녀는 여한 없이 가게를 떠나보내는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하나의 역할극이 끝난 것이다. 그 극을 끝냄으로써 나는 자유를 얻었다. 나는 이미 그 극을 잊었다. 이제 내 흔적은 없다. 이제 나와 그 공간은 별개일 뿐이다.” (p.119)

저자에게 있어서는 하루 빨리 유학 공부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했기에 레스토랑(호프집) 사업을 얼른 정리해버리고 싶었겠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홀가분한 외침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던 그녀는 과거의 역할극 (ACT)을 잊을 권리가 있었다


19.4 당신의 오늘은 …

나는 유수연 이란 강사를 우연히 아래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한창 자기 계발, 동기부여 등의 영상을 찾아보다가 접하게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최근에 책을 통해 만난 저자는 치열했던 과거의 역할극은 뒤로하고, 매순간 더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제와 생각해보면 처음 만났던(위 영상에서의) 그녀의 모습도 그러한 “수많은 오늘” 중 하루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지금 어떻게 지낼까? 아마 이 모든 역할극은 또다시 뒤로 한채, 심지어 자신이 이 책을 작성했던 저자라는 사실 조차 잊은 채 오늘도 치열한 하루를 살고 있지 않을까?

Comments